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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세월호 10주기' 꺼내보는 추억…"엄마 딸로 태어나서 고마워"

입력 2024-03-29 19:36 수정 2024-03-29 20:3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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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앵커]

다음 달,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됩니다. 10주기를 앞두고 열린 전시회에 아이들의 유품이 공개됐습니다. 딸이 입던 교복, 요리사가 되겠다던 아들의 프라이팬, 가족들이 수시로 꺼내보던 물건들입니다.

신진 기자입니다.

[기자]

첫 아기에게 처음 입힌 배냇저고리.

휘범이 엄마가 매일 손으로 빨아 입힌 옷은 아직 깨끗합니다.

[신점자/고 정휘범 군 어머니 : 배냇저고리만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파요. 결혼할 때 하나씩 주면 좋다고…]

수학여행 떠나기 전날 '어쩐지 무섭다'던 아들에게 '왜 안 가려 하냐'며 재촉하던 일이 엄마는 한이 됐습니다.

[신점자/고 정휘범 군 어머니 : 미안해요. 미안하고, 내가 가지 말라고 했다면 어땠을까.]

아이는 자주 꿈에 나옵니다.

[신점자/고 정휘범 군 어머니 : '엄마, 우리 집에 카레 있냐'라고. 자고 일어나니까 너무 생생한 거예요. 우리 식구들 세 명이 앉아 카레에 밥 먹었어요.]

태민이가 쓰던 프라이팬에는 흠집이 가득합니다.

바쁜 엄마 대신 식구들 밥을 챙기다, 꿈이 요리사가 됐습니다.

[문연옥/고 이태민 군 어머니 : 엄마 고생하는 거 안다 그러면서 '엄마의 식사는 항상 내가 챙겨주고 싶다' 생일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던 거예요.]

딸 아이가 입던 교복 앞에서 아빠는 아직도 딸 자랑하며 웃습니다.

[유해종/고 유미지 양 아버지 : 아마 좋은 유전자만 받고 나온 것 같아. 엄마의 유전자 나의 유전자 좋은 거.]

반장 됐다고 자랑했었는데,

[유해종/고 유미지 양 아버지 : 우리 집에서 반장 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. 아니야 없어. 너 혼자밖에 없어.]

미지는 그 책임감에 친구들 구하러 기울어진 배 안에 다시 들어갔습니다.

그런 뒤 못 나왔습니다.

아이들의 체취 묻은 유품 서른일곱 점.

[박정화/고 조은정 양 어머니 : 18년 동안 엄마 딸로 태어나서, 엄마랑 같이 살아줘서 고맙고 사랑하고 보고 싶다.]

수시로 꺼내보고 볼에 비비던 물건들을 엄마, 아빠는 세상에 보라고 내놨습니다.

살아 있다면 대학 졸업사진도, 결혼 사진도 찍었을 아이들 부모들은 다른 아이들은 안전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.

[자료출처 4·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·4·16 기억저장소]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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